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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공순이가 아니라 미경이다”···아디다스 신발 노동자의 삶과 투쟁[생사고투]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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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중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7-07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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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우리 노동자의 날, 내가 사회에 발붙인 지도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권미경이 1991년 5월 1일 노동절에 쓴 일기 한 문장이다. 권미경이 태어난 건 1969년 6월 24일이다. 전북 장수에서 나 1971년 부산으로 이주했다. 1982년 2월 아미초등학교를 졸업했다. 다음 달 들어간 곳은 중학교가 아니라 보세 공장이다. 열세 살 때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배우려고 했다. 공장 일을 하며 동주여자중학교 야간부를 다녔다. 1985년 졸업했다.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못했다. 공장을 계속 다녔다. 1985년 3월~1987년 10월 대일산업, 같은 해 10월~1988년 12월 청산, 1989년 1월~1990년 3월 세원에서 미싱사로 일했다. 그해 6월 대봉 재봉과로 들어갔다. 독일 아디다스 제품을 OEM방식으로 생산·수출하던 회사다.
이듬해 노동은 유달리 고됐다. 1991년 11월 14일자 일기에 쓴 구절은 다음과 같다. “노동자 생활 10년 가까이 해오면서 처음으로 결근계라는 것을 내어보았다. 참으로 억척스럽게 살아온 세월이 아니었나 싶다.”
몸이 괜히 아팠던 게 아니다. 권미경이 열세 살 소녀 노동자로 일한 뒤 처음 결근할 정도로 1991년 하반기 ‘노동 착취’는 고조로 치달았다. 권미경은 10월 11일자 일기에 “몸이 정신을 전혀 뒷받침해 주지를 못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피로 같은 걸 별로 느끼지 못했었는데, 요새는 몸이 쑤시고 저리고 하기야 사람이 일을 그렇게 죽어라 하는데 멀쩡하면 어디 사람인가 기계지”라고 썼다. “노동강도가 갈수록 더 심해져 간다. 신발산업 해외이전 문제까지 들먹여가며 아무것도 모르는 내 동료들을 그들은 희롱하고 있다”고도 적었다. 노동자들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이윤을 챙긴 기업주들은 신발 산업 위기에서 혁신보단, 노동자들을 더 쥐어 짜내는 손쉬운 방식을 택했다. 위기가 일을 덜 해서 생긴 양 몰아붙였다. ‘구사’와 ‘애사’의 이름으로 착취를 강요하고, 정당화했다.
최저임금 수준 정도만 받고 일했다. 최저임금 심의위원회가 1990년 10월 확정한 1991년 최저임금은 월 19만 2790원이다. 10년 차 숙련 노동자 권미경이 1991년 1월 받은 월급은 28만원인데, 연장수당 등을 뺀 기본급은 18만원이다.
전경련 등 당시 경제 5단체는 1991년 11월 22일 “10% 절약 더 하기, 10% 저축 더 하기, 10% 생산성 더 제고하기, 10% 수출 더 증대하기, 자발적으로 일 더 하기” 등 ‘5대 더 하기 운동’을 발표했다. 이들이 주최한 ‘기업체 5대 더 하기 운동 전진대회’에 당시 상공부 차관과 공단이사장도 참석했다. ‘착취의 정경 유착’였다. ‘애사’ ‘구사’에 ‘애국’이 더해졌다.
부산의 여러 공장 사장들은 ‘상여금 반납’, ‘토요일 연장 근무’, ‘30분 더 일하기’를 강요했다. 권미경이 다니던 대봉도 그해 11월 1일부터 목표량 달성을 위해 작업 강도를 올렸다. 11월 말엔 아디다스 새 신발 생산 목표치를 50%가량 늘렸다. 관리자들은 초시계를 가지고 다니며 목표랑 달성을 쪼았다.
권미경은 작업 목표량을 채우지 못해 수 차례 정신 교육을 받았다. 훈시를 듣느라 통근 버스를 타지 못한 적도 여러 번이다. 저녁밥도 챙기지 못해 연장 근로를 하며 잠깐 귤과 빵을 먹다가 간부에게 들켜 혼이 나기도 했다.
사측은 12월 들어 목표량 달성을 더 재촉했다. 연장 근로도 강요했다. 그달 6일 권미경의 19세 동료가 품질 불량 때문에 질책을 받았다. 조장과 반장이 이 동료에게 폭언을 쏟아내는 걸 보고 권미경은 울먹이며 “이곳이 바로 지옥이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권미경은 이날 오후 4시8분쯤 회사 옥상으로 올라갔다. 4시10분쯤 부산 신평동 대봉 본사 지하식당 앞 공터에서 발견됐다. 고신의료원에 옮겨진 4시24분 이미 숨진 상태였다. 그때 권미경 팔뚝엔 검정 볼펜으로 쓴 글이 적혀 있었다.
“사랑하는 나의 형제들이여! 나를 이 차가운 억압의 땅에 묻지 말고 그대들 가슴 깊은 곳에 묻어 주오. 그때만이 우리는 비로소 완전히 하나가 될 수 있으리. 인간답게 살고 싶었다. 더 이상 우리를 억압하지 마라. 내 이름은 공순이가 아니라 미경이다.” 공장 간부들은 권미경을 권공순으로 부르곤 했다. 남성 노동자들은 ‘박공돌’ 등으로 호칭했다.
권미경은 늘 공부했다. ‘광장도서원.’ 1991년 봄 가입한 사하 공단 지역 노동자 독서 모임이다. 권미경은 광장도서원 노동 분과에서 노동 착취 같은 한국 사회 현실 문제를 깨닫는다. 사회, 노동, 여성에 관한 자각, 결의를 일기에 적어 내려갔다.
1991년 5월 6일자 일기에 이렇게 썼다. “그녀들만이 지니고 있는 미소가 날이 갈수록 어둡게 변해가는 것 같다. 한창 자연 속에서 꽃사슴처럼 뛰어놀아야 할 소녀들이 여기, 이곳 모든 게 제한되어 있는 작업장에서 노동에 그녀들의 꿈이 시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너무나 안타깝고 애처롭다. 내가 그녀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건 당일 질책을 받은 동료 노동자는 야간학교 학생이었다. 자신보다 어린 여성 노동자들에 연민과 동지애를 느꼈다.
사망 하루 전인 12월 5일자 일기엔 “바로 내 직장 동료들과 함께하고자 할 때만이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기지 않고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그해 10월 11일자엔 이렇게 썼다. “우리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는 싸우다 싸우다 피 터져 죽는 한이 있어도 그들과 함께 싸우고 싶다. 그래 짓밟아라! 니네들이 아무리 밟고 억압해도 우린 더욱더 강하게 다시 일어날 테니까.”
여성 문제를 자본주의 사회 노동 현장에서 깨달은 페미니스트였다. 7월 5일자 일기 제목은 ‘여성행방을 되새기며’다. “진정하고 아름다운 참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한 남성을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며 나가고 싶은 한 여성”을 “나 스스로 과감하게 거부한다”고 적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우리 여성들의 소박한 꿈이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지는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지금에 어찌 한 나약한 여성으로 안주해버린단 말인가. 지금의 자본주의 구조가 깡그리 무너지기 전에는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결단코 나약한 여성이 아니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성으로 또는 남성과 동등한 인간으로서 똑같은 높이에 평등하게 설 수 있는 그 날까지 힘차게 걸어 나갈 것이다. 노동해방과 여성해방 그날까지.”
권미경은 1남 3녀 중 장녀였다. 열세 살 때 첫 노동을 시작할 때 홀어머니는 완구 공장에 다녔다. 오빠도 어렸을 적부터 노동을 했다. 아버지는 이전 사망한 듯하다. 권미경은 1991년 11월 14일자 일기에 “묵묵히 땀 흘리고 누구보다도 정직하고 순박하게 살던 울 아버지, 이 사회는 냉정하게 거절했다. 마음이 여리고 강하지 못한 울 아버지는 그렇게 쓰러져갔다. 불쌍한 울아버지, 울엄마”라고 적었다. 권미경은 가족의 고난을 “사회에서 소외되고 멸시당하며 살아야 하는 빈민들”의 수난과 이어 생각하려 했다.
비극은 이어졌다. 오빠는 동생의 죽음과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1993년 3월 11일 부산 천마산 중턱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산일보는 “동생이 그렇게 비참하게 갔는데 내가 살면 무엇하느냐며 심하게 비관해 왔다”(1993년 3월 12일자)고 전했다
세상은 권미경 죽음 전 공장에서 벌어진 일을 몰랐거나, 알면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 애초 문제라고 여기지 않았다. 대봉 사측은 권미경의 죽음을 두고 “외부불순세력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매도했다. 대봉의 대표이사는 권미경이 죽기 1주일 전 ‘수출 유공자’로 동탑 산업훈장을 받았다. 매일경제는 11월30일자 ‘대봉 올수출 2천만불 초과달성’이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신발업체로는 드물게 노사화합, 시장다변화, 신소재개발, 기계 및 공장자동화, 품질고급화에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고 적었다. MBC는 사망 다음달인 1992년 1월 초 근로 시간 연장, 토요 휴무제 잠정 폐지 등 부산 신발업계의 ‘일 더하기 운동’을 ‘일하는 풍토’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당시 정부와 언론, 기업이 이윤과 착취의 대연정을 이루었다. 이 대연정은 무너진 적이 없다. 착취와 해고, 죽음에 관한 문제라면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지금 여기저기서 노동자들이 죽고, 고공농성을 해도 ‘이윤’ ‘수출’에만 초점을 맞춘 보도 관행은 지금껏 이어진다. 때로는 ‘국뽕’과도 연결한다. 파리바게뜨가 프랑스에 빵집을 내면 ‘K-베이커리’로 칭송하듯 말이다.
권미경 장례는 1991년 12월 22일 ‘부산 노동자장’으로 치러졌다. 경상남도 양산시 솥발산 노동 열사 묘역에 묻혔다. 이듬해 4월 5일 신발 산업 노동자들은 ‘고무노동자협의회’를 결성했다.
권미경의 투쟁은 노동사학자 남화숙의 <체공녀 연대기 1931~2011>(남관숙 옮김, 후마니타스)에도 실렸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인 박정혜는 2일 기준 541일째, 세종호텔 정리해고 노동자 고진수는 140일째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생사고투’는 대책위가 1991년 12월 10일 낸 낸 ‘고무노동자 권미경 열사 일기 및 관련 자료 모음집’ 등을 참조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전문을 볼 수 있다.
로저 페더러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다. 테니스 선수로 20여년을 뛰는 동안 줄곧 세계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를 무려 310주(누적) 동안 지키고 있었다. 햇수로도 약 6년이다. 메이저 대회 우승만 20번이나 했다. 날카로운 원핸드 백핸드는 기술을 넘어 ‘예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 은퇴한 페더러는 지난해 6월, 미국 다트머스대학 졸업식 연단에 섰다. 그리고, 오랫동안 회자될 유명한 졸업 연설을 남겼다.
페더러는 “사실 저는 노력 없이 자연스럽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실제 페더러는 테니스를 쉬워 보이게 만드는 대표적인 선수다. 말도 안 되게 멀리 떨어지는 상대의 강한 공격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발레리노’처럼 따라가 쓱 미끄러지며 원핸드 백핸드로 받아넘겼다. 그 어려운 걸 해내고도, 별것 아니라는 표정을 짓기 일쑤였다. 땀도 별로 흘리지 않았고, 숨을 몰아쉬지도 않았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 페더러는 “제가 대회에서 몸을 풀 때 편하게 보이니까, 별로 훈련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고 특유의 수줍은 표정을 띠며 말했다.
페더러는 이어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근성(grit)의 문제”라고 했다. 남들이 보기에 쉬운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 이를 위해 끈질기게 부딪치고 노력하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라는 뜻이다.
여기까지는, 최고의 테니스 선수였던 페더러의 어쩌면 ‘꼰대’스러운 뻔한 내용이다. 이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건, 페더러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반전은 그다음. 페더러의 진짜 교훈은 “모든 열쇠는 딱 한 점(point)”이라는 데 있다. 지금 순간, 따낼 수 있는 딱 한 점이 모든 것의 출발이고, 끝이다. 조금 전 잃어버린 점수 1개는 이미 지나간 일이고, 지금 눈앞에 놓인 한 점을 따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페더러는 커리어 동안 단식 1526경기에서 1251승275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82%다. 10번 중 8번을 이겼고, 그게 누적 합계 6년 동안 세계랭킹 1위를 지킬 수 있도록 한 힘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경기, 모든 승리를 압도적으로 치른 건 아니다. 프로테니스협회(ATP)의 통계에 따르면 페더러가 커리어 내내 따낸 포인트와 잃은 포인트의 비율을 따지면, 54% 수준이다. 세트를 따내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1~2포인트만 더 얻으면 된다. 그 1포인트의 차이들이 쌓여 82%의 승률을 만들었다.
페더러는 “겨우 54%였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도 포인트에서 절반 조금 넘게 앞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테니스 ‘3대장’이라 불리는 라파엘 나달, 노바크 조코비치도 포인트로 따지면 다들 54% 언저리에 그친다.
페더러의 교훈은, 그러니까 악착같이 남보다 1점을 더 따내란 얘기가 아니다. 어차피 절반에 가까운 46%는 잃는 점수라는 걸 가슴에 새겨두란 얘기다. 지금 이 순간, 말도 안 되는 플레이로 엉망진창 점수를 내준다 한들, 그것 역시 언제고 잃을 수 있는 1점이란 얘기다. 어차피 절반은 진다고 생각하면, 당장의 실점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고, 거꾸로 그 마음가짐이 다음에 따낼 포인트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4%의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얘기다.
페더러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매 포인트를 이겨서 최고가 아니다. 그들은 점수를 내줄 것을, 질 것을 알고 있고, 그 상황을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최고다”라고 말한 뒤 “일단 받아들이고, 필요하면 울고, 그러고 나서 억지로라도 웃어라”라며 그 사람 좋은 미소를 보였다.
지금의 실점이, 지금의 실수가, 지금의 어쩌면 실패처럼 보이는 삐끗이 곧장 ‘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손톱만큼이라도 밀리면 끝이라는 각자도생과 무한경쟁의 시대를 헤쳐나가는 중이다.
페더러가 말했다. ‘반타작’만 해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그 한 포인트가 모이면 불가능해 보이는 중력 탈출 속도 초속 11.2㎞에 이를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부 방공 시스템과 정밀 유도 무기 지원을 중단한 것은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한 미국산 무기 지원·보급 정책 전반을 재검토하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미국 국방부가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미국산 F-16 전투기용 미사일과 정밀 포탄,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의 우크라이나 제공을 보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무기 재고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무기 지원 보류) 검토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미국이 무기를 제공하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우크라이나 외 다른 국가에도 무기 인도를 중단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파넬 대변인은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무기를 제공할 수는 없다”며 “미국을 지키고, 본토와 해외에 있는 미군을 방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 조치에는 패트리엇 미사일 30여기를 비롯해 155㎜ 포탄 8500여발, 정밀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LMRS) 250발 이상, 헬파이어 미사일 142기 등이 포함됐다. AP통신도 AIM-7(스패로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스팅어 단거리 미사일, AT-4 유탄 발사기 등이 지원 중단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추가로 보낼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당시 미 국방부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인도 중단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폭탄, 미사일, 포탄 등은 지난 3년4개월 동안 러시아군의 침공에 맞서 싸워온 우크라이나에 핵심 전력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전임 조 바이든 정부가 약속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은 사실상 보류 상태다. 지난달 10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다음 회계연도 국방예산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을 감축한다고 예고했다.
러시아가 무인기와 미사일을 활용한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무기 지원 중단 결정은 우크라이나군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미 국방부에 긴급 협의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공급되는 무기가 적을수록 (전쟁이) 종결에 더 가까워진다”며 미국의 결정을 환영했다.
성매매 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미국 힙합계 거물 션 디디 콤스(55)가 핵심 혐의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종신형 선고를 피하게 됐다.
뉴욕 남부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2일(현지시간) 콤스에 적용된 5개 범죄 혐의 가운데 성매매 강요 2건과 범죄단체 활동(Racketeering) 공모 1건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다만 배심원단은 성매매를 위한 운송 혐의 2건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성매매 강요의 경우 혐의당 최소 15년에서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범죄단체 활동 혐의 역시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반면 성매매를 위한 운송죄는 최고 형량이 10년으로 그에게 적용된 전체 5개 범죄 혐의 중 형량 부담이 가장 낮다.
앞서 배심원단은 콤스가 받는 혐의 중 범죄단체 활동 혐의에 대해 입장이 엇갈리며 전날 오후까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으나, 이날 오전 결국 범죄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퍼프 대디, 디디라는 활동명으로 더 잘 알려진 콤스는 래퍼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힙합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는 수십 년간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프릭 오프(Freak Off)’라 불리는 사적인 섹스 파티를 조직적으로 운영한 혐의를 받아왔다. 이 파티에서는 호텔 객실에서 여성들에게 마약을 강제로 복용하게 하고, 초대된 남성과의 성관계를 강요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지난해 5월엔 콤스가 2016년 3월 LA 호텔 복도에서 당시 여자친구였던 가수 캐시(본명 카산드라 벤투라)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에 미 국토안보부가 지난해 3월 마이애미와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콤스의 자택을 대대적으로 수색했고, 같은 해 9월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그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 행위들이 단순한 성범죄를 넘어 조직적인 범죄활동에 해당한다고 보고 ‘리코법(RICO)’을 적용했다. 단순한 성범죄 사건이 아니라 성공한 힙합계 거물이 자신의 성적 만족을 추구하기 위해 범죄조직을 운영하며 수십 년간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했다고 본 것이다.
반면 콤스 측 변호인은 검찰이 콤스의 사생활 관계를 조직범죄 및 성매매 사건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하며 여성들이 금전적인 동기에서 콤스가 범죄 행위를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증인 진술이 불일치하고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요 증인인 가수 캐시(카산드라 벤투라)와 ‘제인’이라는 가명을 사용한 피해자는 증언 과정에서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고, 콤스에게 자발적으로 메시지를 보낸 정황이 드러났다.
이날 평결 후 제이 클레이튼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성명을 내고 “성범죄는 피해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며 충격적인 사실은 성범죄가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만연해 있다는 것”이라며 “뉴욕 시민들과 모든 미국인은 이 재앙이 중단되고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기를 원한다”라고 밝혔다.
콤스는 이번 유죄 판결로 최대 20년형이 가능하지만, 실제 형량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콤스는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피해자들로부터 50건 이상의 민사소송에 휘말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연신 비판하며 관세협상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동맹국이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민당 총재로서 참의원(상원) 선거전을 이끄는 이시바 총리는 6일 NHK 주최 당 대표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근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통화했다며 “동맹국이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일본)는 미국에 최대 투자국이자 고용 창출국으로 다른 나라와는 다르다”며 “(협상은) 시간이 걸리고 힘 드는 것은 당연하고 이것으로 타협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방위비와 관련해서도 “우리나라가 판단해 결정해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요구가 나온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NHK는 이날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이 오는 8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최근 두차례 러트닉 장관과 전화 통화로 관세 문제를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이 지난 3일과 5일 각각 45분, 60분가량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양측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한 양국 입장을 다시 확인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며 “앞으로도 미국과 정력적으로 조율을 계속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7차 대면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추가 협상을 위해 체류 일정을 하루 늘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면담하려 했으나 만남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관세협상을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트루스소셜에 “그들은 쌀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데도 우리의 쌀을 수입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에는 “일본과 합의가 이뤄질지 의문이다”며 “그들은 매우 잘못 길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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